시시한 이야기 2017 (47) 썸네일형 리스트형 세상의 딸들에게, 감히 – 이정록 [문상] 시집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 (창비시선 404, 2016.11.4) [문상] - 이정록 입던 옷 그대로 달려와서 미안하네. 얼마나 가슴 아프대? 누워 계신 지 십년 넘었지? 그나저나 오징어는 좋을 거여. 갑작스런 부음에도 먹물 뒤집어쓰고 곧장 장례식에 달려갈 수 있으니께. 몸 안에 늘 .. 연민과 해학과 반성의 세계 – 이정록 [청양행 버스기사와 할머니의 독한 농담] 시집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 (창비시선 404, 2016.11.4) “웃기는 시를 쓰고 싶었다. 감동이 아니라면 재미라도 있어야지, 내 시 창작법의 전부였다.” (이정록, [실소] 중에서) 이정록(1964-) 근간 시집은 재미있다. 4부로 나뉜 그 시집은 서정시의 어조 가운데 가장 살가운 연.. 이별과 작별과 사별은 다르다 – 김혜순 [날씨님 보세요] 시집 『피어라 돼지』, (문학과지성 시인선 480, 2016.3.3) “좋은 비유는 관계가 먼 사물을 끌어다 붙여 대질시킬 때 얻어진다.” (황현산, 『잘 표현된 불행』, 25)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은 진정한 천국을 이루려는 한 인간의 헌신적 행보를 그려낸다. 그 소설은 주인공 ‘조 원장.. 너무 아프지 말라, 꽃아 – 김혜순 [꽃아 꽃아] 시집 『피어라 돼지』, (문학과지성 시인선 480, 2016.3.3) “단 한 편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말하는 시가 얼마나 있을까? 이 다면체 – 돼지의 죽음과 부활, 희생과 구원의 서사는 『황무지』와 넓이를 겨루며 『실낙원』과 높이를 다툰다. 놀라운 일이다. 한국의 현대시가 여기에 이르렀.. 시가 하찮을 수 없는 이유 – 김민정 [비 오는 날 뜨거운 장판에 배 지질 때나 하는 생각] 시집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문학동네, 2016.8.12) [비 오는 날 뜨거운 장판에 배 지질 때나 하는 생각] - 김민정 하자, 가 아니라하면 할게, 라는 사람이무조건 착할 것이라는 착각으로우리는 오늘에 이르렀다사랑은 독한가보다나란히 턱을 괴고 누워동물의 왕국>을 보는 일요일 오후톰슨가젤의 목덜미를 물고 늘어진 사자처럼내 위에 올라탄 네가어떤 이유도 없이 그만한쪽 다리를 들어 방귀를 뀐다한때는 깍지를 끼지 못해 안달하던 손이찰싹 하고 너의 등짝을 때린다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즉흥이다그런대로 네게 뜻이 될 만큼은내가 자랐다는 얘기다나는 아무런 생각 없이윗목 소쿠리에 놓여 있던사과를 깎는다받아먹는 너의 이맛살이잔뜩 찌푸려진다물러무르면 지는 거라는데 말이지언젠가 자다 깼을 때등에 배긴.. 아름답고 쓸모없는 것을 위하여 – 김민정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시집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문학동네, 2016.8.12) “김민정의 시들은 도덕적으로 선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관습적인 의미에서의 아름다움과도 무관하다.” (신형철, 『몰락의 에티카』, 196) “젊은 시인들에 의해 진행된 이 작업(미성년자를 시적 주체로 내세우는 등 시적 변화를 꾀하.. 2017년 시즌 4를 시작하며 시즌 4 : 2017년 이상한 상식이 하나 있다. ‘아마추어’와 ‘프로(페셔널)’는 통상 실력의 차이처럼 말해진다. 이 말들은 원래 직업적이냐 아니냐 구분하는 것이지만, 일상에서 아마추어라는 말은 서툴다는 뜻으로, 프로라는 말은 그 반대 뜻으로 쓴다. 말의 의미와 감각이 다른 경우이다... 이전 1 2 3 4 5 다음